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며칠 도서관에 가질 못해 읽을 책이 마땅치 않아, 큰 애 책꽂이에서 읽을 만한 책이 없나? 기웃거리다가 거북이가 토끼와 왜 내기를 했을까?가 궁금해서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매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인문학 강연이 있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청소년들과 함께 한 강연을 윤리, 문학, 철학, 과학, 역사, 예술 등 8가지 주제별로 묶어서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꼭지가 책의 제목이 된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고, 갖추게 하고 싶은 것들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 즉 지혜로움 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이야 눈 앞에 닥친 입시에 시간이 없고, 여유를 부릴 새가 없다고 하지만, 경쟁에서 이겨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길을 가면 편하기도 할 테고 어려움도 덜하겠지만, 무엇보다 세상을 제대로 보고, 세상과 올바르게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이 늘 마음 한 켠에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것들을 깊이있게 아이들에게 전해주지 못하니,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서 하는 강연을 접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이런 공부가 저나 제 아이들의 삶 전체를 통해 계속되기를 기대합니다. 우화 속에서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가 아이들에게 심어주려고 하는 덕목은, 아마도 부지런함 혹은 끈기일 것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면 승리할 수 있다거나 자만하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끈기만으로 뭔가를 얻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목격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 속에서 모두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던져지고 있을 것입니다. 강사의 주장은, 정의 에 대한 것입니다. 어떤 이유를 대고, 어떤 목적이 있더라도 토끼와 거북이가 육지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정의롭다면, 누구에게나 정의롭다면, 거북이는 물에서 헤엄을 치고, 토끼는 육지에서 달리는 것으로 경주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서로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거나 배려하지 않은 채 그저 말로만 우리 사회는 공정해! 라고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고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순간 이미 남들보다 열 발자국, 스무 발자국 앞서서 출발할 수 있고, 남들이 맨발로 뛸 때 운동화를 갖춰 신을 수 있는 그런 차이들이 그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순간, 이 사회에 공정함이나 정의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물어야 하는 거지요. 왜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지 않느냐? 고, 왜 모두가 운동화를 신고 뛰지 않느냐? 고 말입니다. 그것이 정의 문제라면, 맹자가 말하는 측은지심이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정의를 말하기 이전에, 나와 남이 다른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갖는 것, 그게 인간일 것입니다. 그 불편함이 결국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게 하고, 남들과 같은 위치에 서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정의가 경쟁을 전제로 하여 조건을 같게 하는 것이라면, 배려는 그런 경쟁이 없이도 서로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정의를 말하고 묻기보다 그것을 넘어서서 서로의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묻는 질문이 더 많아지고 더 먼저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인문학 강의가 아이들 수준에 맞춰 학교에서 1년 내내 펼쳐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2012년 5월 청소년권장도서2012 책읽는부평 한 도시 한 책 읽기 대표 도서 대한출판문화협회 선정 2012 여름분기 올해의 청소년 도서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학교에 가고,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고, 학원과 과외를 오가며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숨 막히게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삶에 대한 고민은커녕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청소년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이 인문학의 재미와 감동을 깨닫고 세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매년 최고의 인문학 저자를 초청하여 청소년 인문학 강연을 열고 있다. 책은 ‘청소년 인문학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소녀시대 윤아는 왜 예쁠까?’ ‘문학소녀 or 문학청년에서 벗어나라’와 같은 톡톡 튀는 강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자칫 지루하고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인문학을 윤리, 문학, 철학, 과학, 역사, 예술 등 8가지 주제별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2012 책읽는부평 한 도시 한 책 읽기 도서로도 선정 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
[윤리]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 김경집 (인문학자)
두 번째 이야기
[문학] 문학소녀 or 문학청년에서 벗어나라
+ 이승우 (소설가)
세 번째 이야기
[서양 철학]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에게 진리를 묻다
+ 박승찬 (철학 교수)
네 번째 이야기
[과학] 소녀시대 윤아는 왜 예쁠까?
+ 전중환 (진화심리학자)
다섯 번째 이야기
[역사]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김육훈 (역사 교사)
여섯 번째 이야기
[동양 철학] 맹자(孟子)를 아십니까?
+ 김선희 (철학 강사)
일곱 번째 이야기
[롤모델] 삶의 고통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사람들
+ 김보일 (국어 교사)
여덟 번째 이야기
[예술] 클래식 음악, 어렵지 않아요
+ 윤희수 (오케스트라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