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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 1

uyiuiopj 2024. 2. 7. 17:44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떠나 적당한 거리를 두고없어지기라도 한 듯이 사는 게 이로울 뿐 아니라,최상의 방편이자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하게 된 거야.새들이 털갈이 할 때처럼 말이지.그런데 이런 시간은 우리 인간에게는 불행해.힘든 시간이지. 털갈이 철을 순조롭게 넘길 수도 있고,어려움에서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그의 고독을 읽으며가슴 아픈 점심시간을 보냈다.오늘이 4월 16일이라서 더 그런 것일까.스스로를 털이 날려 타인에게 방해되는,털갈이하는 누군가로 표현하기에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테오의 마음은 어땠을까.오늘 문득,외로운 자와 그런 사람들 지켜보는 자의 마음이다 떠올라 힘겨운 독서였다.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장 로날트 데 레이우가 선별하고 해설하여 엮은 완성도 높은 반 고흐의 편지 선집이다. 반 고흐 전 생애의 여러 시기를 특징적으로 보여 주는 주요 편지 백여 통을 발췌하지 않고 가능한 한 전부 옮겨 실었으며, 편지와 편지 사이의 공백은 반 고흐 미술관장이자 19세기 회화 전문가 로날트 데 레이우의 해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중간 중간 고흐가 편집에 직접 그려 넣은 소묘는 읽는 사람이 마치 편지의 수신인이 된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게다가 이 책을 한글로 옮긴 역자는 서울과 파리에서 조형예술과 미학을 전공하고 수많은 미술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긴 회화 전문가 정진국으로, 고흐의 서간집 ‘완결판’으로 평가되는 펭귄클래식 판 「고흐의 편지」를 그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고 가장 완벽하게 우리말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책은 화가 고흐와 인간 고흐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 주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신의 한쪽 귀를 자르고 간질 발작에 시달렸던 광인이라는 낙인, 세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사촌에 대한 짝사랑, 그리고 창녀와의 동거, 신에 대한 광적이고 무분별한 맹종, 북풍이 몰아치는 들판 한복판에 이젤을 세우고 그림을 그린 충동적이며 광적인 화가……, 반 고흐를 둘러싼 그럴듯한 오해와 드라마틱한 가설들, 그리고 그로 인해 더욱 특별해 보이는 그의 그림들은, 사실 오랜 시간 동안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부풀려지고 먼지 묻게 된 눈덩이와 같다. 비록 죽었지만 반 고흐는 자신에 대한 오해를, 그것이 칭찬이든 비난이든, 해명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다행히 십팔 년간 꾸준히 써온 편지가 바로 그 제대로 된 해명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서문 /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판본에 대하여

초기 편지
램스게이트와 아이슬워스
도르트레흐트
암스테르담
보리나주
에텐
헤이그
헤이그, 드렌터, 뉘에넌

주해